디즈니는 왜 흑인 인어공주를 캐스팅했을까? (feat. PC주의)

인어공주는 디즈니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그래서 원작 만화를 실사판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예상과 다르게 주인공은 흑인이 캐스팅되어 논란이 있었습니다. 디즈니는 왜 원작과 다르게 흑인을 인어공주 주인공으로 캐스팅했을까요?

 

 

PC주의

Political Correctness를 줄인말인 PC는 번역하면 ‘정치적 올바름’이란 뜻으로 인종, 출신, 학벌, 성별, 종교, 나이, 직업 등 모든 부문에 대한 차별을 지양하는 운동입니다. 미국에서 1980년대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인권 운동 중 하나인데요. 차별을 지양한다는 의도를 나무랄 것은 전혀 없지만, 요즘 디즈니가 보여주는 행보는 정치적 올바름을 잘못 투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싱크로율 불일치

인어공주 실사판 주인공 캐스팅된 핼리 베일리

 

디즈니 작품에서 명작 중 하나로 꼽히는 인어공주는 하얀 피부와 빨간 머리가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캐릭터로 많은 이들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워낙 인기 있는 고전작품이기에 디즈니가 인어공주의 실사판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발표했을 때부터 인어공주 팬들은 많은 기대감을 표출했습니다. 특히 이렇게 기존 애니메이션 작품의 실사판 영화가 제작될 때 관객들이 가장 주목하게 되는 부분은 당연히 싱크로율입니다. 주인공 아리엘과 얼마나 싱크로율이 높은 인물이 캐스팅될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많았는데요. 인어공주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인어공주 팬들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이미지의, 특히 원작에서 백인으로 그려졌지만 정작 캐스팅된 배우는 핼리 베일리라는 흑인 배우로 드러나며 일부 팬들에게 상당한 반발심을 사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인어공주 실사판 높기로 유명했던 아리아나 그란데

 

흑인 인어공주에 반발이 심한 이유

 

원작 훼손

정치적 올바름, 기존의 편견을 깨고 차별을 지양한다는 의도는 좋습니다. 하지만 원작 팬들과 사람들이 반발이 심한 이유는 PC주의가 잘못된 곳에 투영되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안데르센의 동화가 원작인 인어공주는 동화 속에서도 피부가 하얀 백인임을 명시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원작을 훼손했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안데르센 동화에 묘사된 인어공주

 

 

백인 역차별

차별을 지양하는 차원에서 기존에 백인이었던 캐릭터를 흑인으로 캐스팅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역차별이 아니냐는 반응입니다. 인어공주 캐스팅의 논란은 주인공이 흑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원작인 동화나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싱크로율이 너무 떨어져서 실망스럽기 때문인데요. 흑인 인어공주가 원작 주인공과 싱크로율이 높았다면 이런 논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원작과 전혀 비슷하지 않은 흑인 주인공을 캐스팅하고 PC주의 실현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불필요한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어울리지 않는 디즈니 흑인 캐릭터

디즈니의 꽤나 실험적인 흑인 캐스팅은 인어공주가 처음이 아닙니다. 피터팬의 팅커벨, 피노키오의 푸른요정, 신데렐라와 마차 요청, 백설공주 등 원작 만화를 실사화 한 영화 속 인물들은 예상과 달리 흑인이 캐스팅되었습니다. 왜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지는 디즈니만이 알고 있겠지요. 그저 팬들이 디즈니에 바라는 것은 원작과 싱크로율이 높은 배우를 캐스팅해서 작품에 조금 더 몰입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일 것입니다. 향후 디즈니가 제작하는 원작 만화의 실사판 영화들은 계속 PC주의의 연장선 흐름으로 갈지 계속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좌측부터) 신데렐라 요정, 피노키오의 푸른 요정, 신데렐라 주인공 카밀라 카베요

 

인어공주 개봉일

흑인 배우를주인공으로 하는 인어공주는 2022년 개봉을 목표로 했으나 2023년 5월 26일로 개봉일이 확정되었습니다.